신라갈비의 불판 위에서 피어나는 정갈한 갈비 내음

수요일 오후, 종로에서 전시를 보고 나온 뒤 선배와 저녁을 먹기로 했습니다. 점심을 각자 해결하고 만난 날이라 배고픈 정도가 달랐지만 메뉴만큼은 오래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걷는 시간이 제법 있었고 뜨거운 고기를 천천히 먹으며 전시 이야기를 이어가자는 쪽으로 자연스럽게 정리됐습니다. 이날 찾은 곳은 서울 종로구 종로35길 4 1층에 있는 신라갈비입니다. 도착한 뒤에는 작품 이야기를 하느라 식사 얘기가 잠시 밀렸지만 갈비가 식탁의 중심에 놓이자 분위기가 금세 달라졌습니다. 저는 처음 한입을 먹은 뒤 바로 다음 조각으로 넘어가지 않고 선배가 전시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다는 장면을 들었습니다. 그러다 제 차례가 되자 '저는 지금 이 저녁까지 포함해서 기억날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거창한 약속이 아니었는데도 낮에 본 것과 저녁에 나눈 대화가 자연스럽게 연결됐습니다. 신라갈비에서의 한 끼는 종로에서 전시나 업무 같은 낮 일정을 마치고, 가까운 사람과 하루의 내용을 정리하며 갈비를 먹고 싶은 상황에 잘 어울렸습니다.

 

 

 

 

1. 종로35길로 접어들며 속도를 낮췄습니다

 

신라갈비를 찾아갈 때는 종로35길 4라는 주소를 기준으로 이동했습니다. 종로 큰길을 걷는 동안에는 주변 상점과 오가는 사람 때문에 시선이 자주 분산됐고 목적지에 가까워진 뒤에는 도로명과 건물 번호에 집중했습니다. 선배가 계속 이야기를 이어가다가 제가 대답하지 않자 무슨 일이냐고 물었는데, 길을 확인하느라 잠깐 집중하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지금은 길부터 찾겠습니다'라는 한마디에 대화가 잠시 멈춰 오히려 위치를 확인하기 쉬웠습니다. 1층이라는 정보를 알고 있어 건물 가까이에서는 보행 시선 높이에서 목적지를 살폈습니다. 종로 일대는 일정이 서로 다른 사람들이 중간에 합류하는 약속도 많은 만큼 신라갈비라는 상호와 종로35길 4를 함께 전달하면 만날 곳을 설명하기 수월합니다. 차량 방문을 계획한다면 주차 가능 여부와 이용 방식은 출발 전에 따로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저는 이날 종로의 낮 일정에서 바로 이동했는데 큰길에서 방향을 잡고 마지막 구간에서 번지수를 확인하는 순서가 가장 단순했습니다.

 

 

2. 전시 이야기를 꺼내자 주문도 천천히 갔습니다

자리에 앉고 나서는 낮에 봤던 전시에 대한 이야기가 다시 시작됐습니다. 같은 공간을 함께 돌아봤는데도 기억하는 장면이 달라 서로 무엇을 오래 봤는지 비교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선배는 작품 하나를 자세히 설명했고 저는 전혀 다른 부분을 기억하고 있어 한동안 의견이 오갔습니다. 그러다 메뉴를 보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우리 감상평은 식사하면서 계속합시다'라고 말했습니다. 주문을 정한 다음에는 서로의 앞을 자주 넘나들지 않도록 함께 먹는 음식의 위치를 맞췄습니다. 예상과 달리 식사가 시작된 뒤에도 대화 주제가 끊기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한입 먹는 동안 상대의 말을 듣고, 말을 시작할 때는 잠깐 식사를 늦추는 식으로 자연스러운 간격이 생겼습니다. 저는 누군가와 오래 이야기해야 하는 식사에서는 처음부터 빠른 속도를 기대하지 않는 것이 잘 맞았습니다. 서로의 말을 끝까지 들으면서도 음식이 뒤로 밀리지 않았고 식탁에서 보내는 시간 자체가 이날 일정의 한 부분이 됐습니다.

 

 

3. 갈비와 곁들임 순서를 계속 바꿔봤습니다

 

이날은 갈비를 몇 점 연달아 먹기보다 곁들이는 음식과 순서를 계속 바꿔봤습니다. 고기 한입을 먹은 뒤에는 바로 같은 조합을 반복하지 않고 다른 곁들임을 더하거나 잠시 입안을 정리한 다음 다시 갈비로 돌아왔습니다. 처음에는 특별히 의식하지 않았는데 식사가 길어지면서 이 방식이 제법 잘 맞았습니다. 선배가 제가 매번 다르게 먹는 것을 보고 정해진 방식이 없느냐고 묻기에 '오늘은 조합을 정하지 않겠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같은 갈비라도 무엇과 어떤 순서로 먹느냐에 따라 한입의 인상이 달라져 후반까지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예상보다 첫 몇 입보다 중반 이후에 식사에 더 집중하게 됐습니다. 배고픔이 어느 정도 가라앉으니 빨리 먹어야 한다는 마음도 줄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고기의 크기도 한입에 부담되지 않게 조절하면서 씹는 시간을 충분히 가졌습니다. 갈비를 중심으로 먹되 한 가지 패턴을 고집하지 않으니 대화 사이에서도 제 리듬을 유지하기 쉬웠습니다. 어느 순간에는 선배도 제가 먹던 순서를 따라 해보며 서로 다른 조합을 비교했습니다.

 

 

4. 마지막 몫을 두고 서로 양보했습니다

식사가 끝으로 향할 무렵에는 처음보다 식탁 위 움직임이 확실히 줄었습니다. 남은 갈비를 보니 두 사람이 나눠 먹기 애매한 정도였고 자연스럽게 서로 상대에게 권하게 됐습니다. 선배가 먼저 먹으라고 했지만 저도 충분한 상태라 다시 권했습니다. 몇 차례 짧은 실랑이를 하다가 결국 먹기 좋은 크기로 나눠 마무리했습니다. 저는 '갈비 한 점에 협상이 길었습니다'라고 말했고 선배가 오늘 대화 중 가장 어려운 결정이었다고 받아쳤습니다. 예상하지 못한 소소한 장면 덕분에 식사 끝부분까지 분위기가 딱딱해지지 않았습니다. 초반에는 낮 일정과 전시 이야기가 중심이었다면 후반에는 다음에 어디를 함께 가볼지로 주제가 옮겨갔습니다. 음식이 줄어들수록 말이 늘어나는 흐름도 재미있었습니다. 저는 갈비 식사에서 계속 무언가를 추가하는 것보다 현재 남은 양을 보고 서로의 상태를 확인하는 과정이 실용적이라고 느꼈습니다. 그렇게 마무리하니 과한 포만감 없이 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었고 저녁 이후 이동도 부담스럽지 않았습니다.

 

 

5. 종묘를 본 날 저녁까지 종로에 머물렀습니다

 

신라갈비에서 식사하는 날에는 종로의 역사 공간이나 시장 일정을 함께 구성하기 좋습니다. 낮부터 움직인다면 종묘를 둘러본 뒤 종로 일대를 따라 식사 장소로 이동하는 흐름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시장 구경을 좋아한다면 광장시장 쪽에서 시간을 보내고 저녁에 갈비를 먹는 방식도 자연스럽습니다. 조금 더 걷고 싶은 날에는 청계천 주변을 일정에 넣어 도심 산책과 식사를 연결할 수도 있습니다. 저희는 이날 전시 관람이 중심이라 다른 장소를 많이 추가하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식사 뒤 광장시장 방향으로 다시 움직일까 했지만 낮부터 충분히 걸어 계획을 바꿨습니다. 선배가 '종로는 다음에도 그대로 있습니다'라고 말해 저도 미련 없이 귀가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종묘, 광장시장, 청계천을 모두 하루에 넣기보다 관심 있는 한두 곳을 선택해 신라갈비 식사와 연결하면 동선이 덜 복잡합니다. 저는 문화 일정 하나를 충분히 즐기고 저녁을 먹은 뒤 하루를 마치는 구성이 오히려 기억에 또렷하게 남았습니다.

 

 

6. 낮 일정 하나만 남기니 저녁이 여유로웠습니다

종로에서 신라갈비를 포함한 하루를 계획한다면 방문 장소의 숫자보다 각 일정에 얼마나 머물지를 먼저 정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종로는 걸어서 둘러보고 싶은 곳이 많아 욕심을 내면 식사할 때 이미 지쳐 있을 수 있습니다. 저희는 전시를 충분히 본 뒤 다른 관람 일정을 추가하지 않아 저녁에는 시간 압박이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하루를 알차게 보내려면 한 곳을 더 가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식사를 시작하니 '오늘은 이 정도가 딱 맞습니다' 싶었습니다. 여러 사람이 만나는 자리라면 각자의 낮 일정이 끝나는 시간을 고려해 식사 시각을 정하는 것도 실용적입니다. 차량을 이용한다면 주차 가능 여부와 세부 이용 조건을 방문 전에 별도로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종묘나 청계천처럼 걷는 장소와 연결할 예정이라면 전체 이동량을 감안해 신발도 편한 쪽이 도움이 됩니다. 저는 이날 식사 뒤 시간을 비워둔 덕분에 선배와 대화를 끝까지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종로에서는 더 많이 보는 것보다 무엇을 오래 볼지 정하는 편이 하루를 훨씬 여유롭게 만들었습니다.

 

 

마무리

 

신라갈비에서 보낸 저녁은 낮에 본 전시를 선배와 다시 이야기하며 하루의 기억을 정리한 시간이었습니다. 서울 종로구 종로35길 4 1층을 찾아간 뒤에는 누가 많이 먹는지보다 각자 어떤 순서로 갈비를 즐길지에 집중했습니다. 저는 곁들이는 음식의 순서를 계속 바꿔봤고 선배도 중간부터 함께 조합을 달리하며 식사를 이어갔습니다. 마지막 몫을 서로 양보하다 결국 나눠 먹은 장면도 별것 아닌데 오래 기억에 남을 듯합니다. 처음에는 저녁 이후 종로를 조금 더 둘러볼 생각이었지만 낮 일정이 충분했다는 판단으로 그대로 하루를 마쳤습니다. 종묘나 광장시장, 청계천 주변에서 시간을 보낸 뒤 지인과 갈비를 먹거나 종로의 문화 일정을 식사로 마무리하고 싶은 날 연결하기 좋습니다. 다음에 신라갈비를 찾는다면 장소를 여러 곳 채우기보다 낮에 한 가지 일정만 충분히 즐긴 뒤 저녁 식탁에서 그날 본 것들을 천천히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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